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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레슨을 하기 전에 피자를 접어 먹으며 

레슨생과 함께 얘기를 나누었다. 

얘기의 주요 주제는 '뭐 해먹고 살아야 하나'.


일을 하기는 싫지만 막상 직장을 그만 두면 

뭐 해먹고 살아야 할지 막막한 것이다. 

막상 현실의 벽에 부딪히면 무방비상태의 나를 만나게 된다. 

이렇게나 연약한 나라니. 부정해도 그게 나이고 너이다. 

사업을 하는 나도 그것은 동일한 문제인데, 

사업주가 종업원 보다는 확실히 더 많이 

일 해야 하는 상황이 많기 때문이다. 

사장이 노는 회사는 이미 망하는 것이고. 



레슨은 저녁 느즈막히 진행하는 것이었는데 

피자를 먹던 사이에 연락도 없이 S가 왔다. 

2년만에 만났기 때문에 상당히 깜짝 놀랐다.

S는 해외 여행을 오래 다녀왔는데 

갔다 와서는 다시 인도 여행을 가겠다고 

알바를 열심히 했다고 한다. 

그런데 알바로는 돈이 전혀 모이질 않고 

생활밖에 안 된다는 것을 알고는 나에게 하는 말이 

'뭐 해먹도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게 우리도 고민이라고 했다. 



적어도 한 달에 최소 150만원은 벌어야 생활이 되고, 

결혼이라도 했다 치면 300만원 가까이 벌어야 

현실적인 삶이 가능하다. 

사람마다 생활비는 천차만별이겠지만 

지금의 한국에서는 그런것 같다. 



나는 13년전 서울에 처음 올라와 고시원 생활을 하였다. 

직장을 다니면서 혼자의 몸을 건사하는데 

한 달 100만원도 안 되는 돈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생활을 유지하는 것에 아주 많은 돈과 에너지가 들어갔으니까. 

그걸 유지하는데 나의 모든 에너지가 소진되어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그냥 존재하는 것으로만 월 100만원이 날라갔다. 

그 중 1/3이 고시원비였다.


혼자서 사회 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이런걸 동일하게 느낄 것이다. 

숨만 쉬어도 한 달에 5-60만원이 사라진다. 

13년 전과 비교해도 소름끼치게 달라진게 하나 없다. 



우리는 사실 황망한 벌판에 알몸으로 내던져진 것이다. 

20대에 하던 이 고민을 정년 퇴직하고 

6, 70대에도 고스란히 하고 있으니 

이것은 평생 우리를 따라다니는 질문인 셈이다. 


단순하지만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우리의 소원은 

할만큼 일하고 살만큼 벌고 놀만큼 노는 것이 아니던가.

삶의 균형감을 유지하는 것은 말이 쉽지 이루기가 어렵기에

기본적인 삶의 영위가 되지 않고는 다른 모든 것이 이뤄지질 않는다.


우리 삶 하나 건사하는 것은 사실 엄청나게 중대한 일이면서 

소홀하게 여기거나 대충할 것은 아니다.

그래서 '뭘 하고 살 것인가'는 인생의 해답을 묻는 질문이 아니라

삶에 대한 생각을 시작하기 위한 출발선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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